정치오늘

국방부, 53년 만에 '실미도 사건' 사과..유족 '의미있는 첫 걸음'

2024-08-05 11:45

국방부 장관이 실미도 사건에 대해 53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사과한다고 전해졌다. 

 

국방부는 오는 9월~10월 사이에 실미도 부대원 4명의 유해 발굴 개토제에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 명의로 유균혜 국방부 군인권개선추진단장이 사과문을 대독한다고 밝혔다.

 

개토제는 묘지를 만들기 위해 땅을 처음 팔 때 지내는 제사로, 실미도 사건 이후 사형당하거나 암매장된 부대원들의 유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경기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 벽제리 묘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발굴 작업에서 유해가 식별되면 유전자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고 유류품은 보존할 계획이다.

 

실미도 부대는 1968년 1월 북한 무장공비가 서울 침투시 대응을 위해 중앙정보부와 공군이 4월 인천 중구 실미도에 창설한 부대이다. 부대원들은 3년 4개월 동안 가혹한 훈련과 부당한 대우에 시달렸다. 1971년 8월, 부대원 24명은 부대 기간요원들을 살해하고 탈출하여 청와대로 향했고, 서울 대방동까지 진입해 군경과 교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20명이 사망하고 살아남은 4명은 군사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아 1972년 3월에 형이 집행되었다. 당시 공군은 사형 집행 사실을 가족에게 통지하지 않았고, 시신도 가족에게 인도하지 않고 암매장했다.

 

2022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실미도 사건의 시신 매장지 조사와 유해 발굴, 피해자에 관한 사과를 권고했다. 이번 국방부 장관의 사과는 오랜 시간 고통받아 온 유족들에게 의미 있는 첫 걸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